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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팡

살인마 고유정이 참고한 드라마? 모방 범죄로 충격을 줬던 영화들

가끔은 가상을 현실과 구분하지 못해 모방 범죄 등의 사례로 사회에 피해가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영화 역시 이 딜레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데요. 할리우드 유명 영화 속의 이야기가 현실 사회에서 악영향으로 구현된 사례들을 한자리에 정리했습니다. 함께 보실게요. 

 

 1   시계태엽 오렌지 (1971)

스탠리 큐브릭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시계태엽 오렌지'에는 말콤 맥도웰이 연기한 알렉스가 패거리와 함께 엄청나게 잔인한 폭력을 자행하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명장면이 있습니다. 

근데 이 명장면이 사회에 끼친 파장은 컸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 영화의 명장면에 사용된 경쾌하고 발랄한 노래가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섬뜩한 강간 장면으로 뒤바뀐 아이러니에 원작 소설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10대들이 광적으로 반응을 했고, 급기야는 10대 갱단이 캐릭터의 복장을 그대로 입고 주제곡 '싱잉 인 더 레인'을 부르며 어린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생기기까지 합니다. 

폭력을 조장했다는 비난과 항의가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게 빗발쳤고, 심지어는 살해 협박까지 당한 끝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이대로는 더 견딜 수 없다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영국 정부에 영화 상영 금지 요청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0년 이상 영국에서 '시계태엽 오렌지'가 상영 금지된 이유였답니다.

 

 

 2   택시 드라이버 (1976)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한 1976년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 젊은 매춘부로 출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14살의 조디 포스터에 푹 빠진 25살의 존 힝클리는 조디 포스터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고 집을 찾아가는 등 구애를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영화 속 주인공인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 분)의 행동을 모방합니다. 

존 힝클리는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DC 힐튼 호텔 앞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에게 총격을 가했고, 그 사건으로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대변인이 중상을 입는 등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사건으로, 이 사건 이후 조디 포스터는 매스컴을 피해 학교를 한 학기 쉬어야 했고, 존 힝클리는 1982년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가, 2016년 9월 34년간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석방됩니다. 

 

 

 3   디어 헌터 (1978)

마이클 치미노 연출,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1978년 전쟁 영화 '디어 헌터'는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 음향효과 5개 부문을 휩쓴 걸작입니다. 베트남전의 지옥 같은 실상과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참전 군인들의 실태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당시 미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인데요. 

특히 이 영화에서 처음 등장했던 '러시안 룰렛'은 숨을 멎게 할 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는데요. 영화 개봉 이후 3년 동안 미국에서만 15명의 사람들이 이 러시안 룰렛을 따라 하다 사망에 이르렀고, 심지어 가장 어린 사망자는 8살에 불과했으며, 지난 1991년에는 한국에서도 두 남성이 술김에 리볼버 권총으로 '디어 헌터' 속 러시안 룰렛 게임을 따라 하다 현장에서 한 사람이 즉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도 합니다.

 

 

 4   사탄의 인형 3 (1991)

인형이 인간을 살해한다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3편 '사탄의 인형 3' 개봉 이후 2년이 흐른 지난 1993년 2월 영국에서는 당시 10살이었던 두 명의 소년이 2살 소년을 리버풀의 한 쇼핑센터에서 납치해 인근 기차 승강장으로 끌고 가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당시 두 명의 소년이 공포 영화 '사탄의 인형'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들의 살해 수법 역시 영화 속 주인공인 인형 처키가 썼던 방법과 흡사해서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문제는 이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 영국 맨체스터에서도 16살 소녀가 갱단에 잡혀 고문을 당하고 산 채로 불에 타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갱단을 이끌던 미치광이 살인마 베르나데트 맥닐은 "내 이름은 처키야. 나는 노는 것을 좋아해"라며 '사탄의 인형' 영화 속 대사를 내뱉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영국에서 '사탄의 인형' 시리즈가 2002년까지 상영 금지되는 조치가 취해지게 됩니다. 

 

 

 5   다크나이트 라이즈 (2012)

지난 2012년 7월 20일 미국 콜로라도 주 오로라 시의 한 극장에서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되는 가운데, 방독면을 착용한 한 남성이 총을 난사해서 12명의 사망자를 포함 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경찰에 체포된 범인 제임스 이건 홈스는 경찰에게 "나는 조커다"는 말을 되뇌었고, 사건 당시에도 방독면을 쓴 범인의 모습이 기이한 마스크를 착용한 극중 악당 베인의 모습과 유사한 복장이었던지라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준비한 이벤트라 생각해서 별다른 대처를 하지도 못 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의 충격 여파로 워너브라더스는 극장 내 총기 난사 장면이 담긴 영화 '갱스터 스쿼드'의 극장 예고편 상영을 취소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애도를 표하고 칩거에 들어갔으며, 배트맨 역의 배우 크리스찬 베일은 극장에 설치된 추모 공간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음악을 담당했던 한스 짐머는 사건을 추모하는 음악을 만들기도 했으며, 그로부터 7년 뒤인 2019년 영화 '조커'가 상영 시에는 또 다른 모방 범죄를 우려해서 경찰들의 극장 검문검색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6   공공의 적 (2002)

모방 범죄 논란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7년 6월 옛 직장 상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당시 살해 현장에는 범행 흔적을 감추려는 듯 밀가루와 흑설탕이 뿌려져 있어, 영화 '공공의 적'에서 살인마 조규환(이성재 분)이 부모를 살해한 뒤 흔적을 지우기 위해 시신에 밀가루를 뿌리는 장면을 연상시켜 모방 범죄 논란이 일어납니다.

또한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친 아들이 친어머니와 이복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안방으로 옮겨 밀가루를 뿌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범인의 아내가 전날 영화 '공공의 적'을 보고 살해 후 밀가루를 뿌리고 혈흔을 닦아 살인 흔적을 없애야 한다는 충고에 따랐다고 해서 모방 범죄 논란과 함께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7   킬링 이브 (2018)

이번에는 영화가 아닌 드라마의 모방 범죄 논란입니다. 바로 지난 2019년 5월 25일,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고유정이 전 남편을 졸피뎀을 먹인 후 칼로 살해하고 펜션 내에서 시신을 훼손한 후, 완도 해상, 김포 친아버지 집 등에서 시신을 유기한, 일명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인데요. 놀랍게도 이 사건 역시 모방 범죄 논란에 휩싸입니다. 

지난 2019년 8월 고유정의 현 남편의 MBN 인터뷰에 따르면, 고유정은 평소 범죄 스릴러 해외 드라마를 자주 시청했고, 특히 고유정이 여주인공이 마음에 든다며 좋아했던 드라마 '킬링 이브'에 등장하는 한 장면이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했던 방식과 상당히 유사해서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에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안긴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1의 1화에는 주인공 이브 폴라스트리가 남편에게 만약 날 죽인다면 어떻게 죽이겠느냐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당시 삭시토신으로 마비시킨 다음 잘 때 질식시켜 죽이고, 시신은 최대한 잘게 토막을 내서 펄펄 끓여 믹서기에 간 다음, 플라스크에 담아서 출근했다가 식당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릴 거라고 말하는 장면은 위에서 기술한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 방법과 아주 흡사합니다. 말 그대로 충격 그 자체네요.

 

살인마 고유정이 참고한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