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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팡

포스터를 예술로 격상시켰다는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의 전설들

요즘은 사진이나 컴퓨터 그래픽이 발달해서 영역을 많이 침식당했다고 하지만, 그러나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영화 포스터들은 아티스트들이 수작업으로 그려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요. 영화 포스터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었던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의 전설 4인방을 소개합니다.

 

 

 1   밥 피크

밥 피크는 '현대 영화 포스터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유명한 아티스트입니다. 1960년대에 광고계에서 경력을 쌓은 후, 1970년대와 1980년대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활약상을 선보인 포스터 아티스트입니다.

 

 

대표작으로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마이 페어 레이디', '슈퍼맨', '스타트렉' (1979), '용쟁호투' 미국 개봉 당시 포스터, 그리고 총 다섯 개의 포스터를 만드는 데만 1년이 꼬박 걸렸다는 '지옥의 묵시록' 등이 있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마이 페어 레이디 (1964)
롤러볼 (1975)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1977)
슈퍼맨 (1978)
스타 트랙 (1979)
지옥의 묵시록 (1998)

 

 

 2   존 앨빈

존 앨빈은 1974년 멜 브룩스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브레이징 새들스'로 영화 포스터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밥 피크의 정확히 20년 LA 디자인 아트센터 칼리지 후배인 존 앨빈은 이후 'E.T.', '블레이드 러너', '코쿤', '레드 던', '윌로우', '영 프랑켄슈타인', '그렘린', '배트맨 리턴즈', '컬러 퍼플', '반지의 제왕' 3부작, 그리고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알라딘'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포스터까지, 스티븐 스필버그, 리들리 스콧, 론 하워드, 팀 버튼, 피터 잭슨 등의 거장들의 영화 취향을 만족시키게 됩니다. 

 


영화 'E.T.'의 포스터를 작업할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ET가 엘리엇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모습을 포스터에 담아내자는 의견을 냈는데, 존 앨빈은 그보다 더 좋은 생각이 있다며, 마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같은 ET와 엘리엇의 손가락이 맞닿은 기념비적인 포스터를 그려냈다고 합니다. 

빛과 순간을 잡아내는 능력이 특히 탁월했던,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였을 뿐만 아니라, 영화 포스터에 사유와 철학을 담아내는 능력이 특히 뛰어났다고 평가받는 존 앨빈입니다. 

 

브레이징 새들스 (1974)
영 프랑켄슈타인 (1974)
이티 (1982)
그렘린 (1984)
칼라 퍼플 (1986)
윌로우 (1988)
코쿤 (1990)
미녀와 야수 (1991)
배트맨 2 (1992)
블레이드 러너 (1993)
라이온 킹 (1994)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2001)

 

 3   리차드 에임젤

22살, 필라델피아 아트 칼리지 재학 중이던 시절,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주연의 영화 '헬로 돌리'로 혜성처럼 등장한 포스터 아티스트는 리차드 에임젤은 37살의 나이인 지난 1985년 에이즈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짧고 굵게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계에서 명성을 날린 작가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레이더스' 영화 포스터로 가장 유명하며, 그 외에도 '스팅', '다크 크리스탈', '제국의 종말', '차이나타운',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빠삐용', '내쉬빌', 그리고 유작인 '매드맥스 3' 등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헬로 돌리 (1969)
빠삐용 (1973)
차이나타운 (1974)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1974)
내쉬빌 (1975)
스팅 (1978)
제국의 종말 (1980)
레이더스 (1982)
매드맥스 3 (1985)

 

 4   드루 스트루잔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계의 레전드 중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는 단연코 바로 이 사람, 드루 스트루잔일 것입니다. 1947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태어난 드루 스트루잔은 대학 졸업 이후, 1974년 앨리스 쿠퍼의 솔로 데뷔 앨범의 커버 디자인으로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눈에 띈 후, 이듬해인 1975년 B급 호러 영화 '개미 왕국'으로 영화 포스터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됩니다. 

 


드루 스트루잔이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계의 전설 중의 전설로 남게 된 극적인 계기는 바로 조지 루카스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의 기존 포스터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포스터 아티스트를 찾고 있었는데, 드루 스트루잔이 디자인한 포스터를 보고 너무 마음에 쏙 들어 극찬을 하게 됩니다. 

 

드루 스트루잔의 '스타워즈' 스케치

조지 루카스와의 만남 이후 드루 스트루잔은 말 그대로, 당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거의 모든 영화 포스터가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괴물', '캐논볼' , '폴리스 아카데미', '백 투 더 퓨처', '인디아나 존스', '위험한 청춘', '구니스', '람보', '쇼생크 탈출', 'X 파일', '해리포터' 등등, 1980년, 1990년대에 드루 스트루잔은 거의 1년에 10개 이상의 할리우드의 굵직한 영화 포스터 작업을 도맡게 됩니다. 

워낙 많은 작업을 했던 드루 스트루잔이었기에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1984년 개봉한 '인다아나 존스'는 원래 다른 아티스트에게 포스터를 맡겼는데, 결과물을 본 스티븐 스필버그가 마음에 들지 않아 했고, 개봉을 앞둔 상황에서 스필버그는 급하게 드루 스트루잔에게 포스터를 맡겼고, 겨우 하룻밤 만에 스케치를 완성해 온 드루 스트루잔의 포스터는 스필버그를 대만족시켰다고 합니다. 

 


또한 1982년에 개봉한 '캐논볼 2'는 전작에 비해 흥행이 바닥을 쳤는데, 당시 몇몇 영화 관계자들이 포스터에 13명의 인물을 그려 넣은 드루 스트루잔의 탓을 했고, 그래서 할 수 없이 드루 스트루잔은 비디오 커버에는 추가로 한 명의 인물을 더 그려 넣어 불길한 숫자 13의 흔적을 없앴다고도 하며, 1985년에 작업한 '구니스'에서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아예 원천봉쇄하고자 절벽에 매달린 인물들이 행운의 숫자 7이 되도록 구도를 잡기도 했답니다. 아래 드루 스트루잔의 기념비적인 포스터 아트웍 모음입니다.

 

괴물 (1982)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1989)
빽 투 더 퓨처 (1985)
빽 투 더 퓨쳐 2 (1989)
빽 투 더 퓨처 3 (1990)
쇼생크 탈출 (1994)
그린 마일 (2000)
람보 (1983)
폴리스 아카데미 (1985)
해리 포터
해리 포터
후크 (1992)
헬보이 (2004)
엑스 파일
캐논볼 2 (1984), 13명의 캐릭터가 그려진 오리지널 포스터
캐논볼 2 (1984), 13명의 캐릭터에 원숭이 한 마리리를 추가한 14명 버전 비디오 커버 포스터
구니스 (1985), 일곱명의 캐릭터를 행운의 7자 형태로 구성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포스터 작가로 유명한 카일 램버트가 드루 스트루잔에게 헌정한 스페셜 포스터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의 전설 드루 스트루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