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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팡

'어벤져스: 엔드게임' 한 편으로 2,000억 이상 번 로다주, 다 이 배우 덕분입니다

할리우드 특급 스타들이 한 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대가로 1,0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00억 원에서 200억 원 이상의 출연료를 챙긴다는 사실은 모두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할리우드 특급 스타들은 단순 출연료 이외에도 흥행에 따른 수익 분배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나 TV, DVD, VOD 등 부가 판권으로 인한 수익까지 다방면으로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으며 출연료 그 이상의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곤 합니다. 

 

러닝개런티 계약으로 천문학적 돈을 벌어가는 할리우드 특급 스타들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에 조커 역으로 출연한 잭 니콜슨은 당시 자신의 평균적인 할리우드 영화 출연료였던 1,000만 달러(한화 약 110억 원)을 전부 다 받지 않고, 40% 적은 600만 달러만 받고, 대신 영화의 전 세계 흥행 수익에 따른 러닝개런티를 추가로 받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배트맨은 1966년에 영화가 나왔다 폭망한 이후 23년 동안 배트맨을 영화 소재로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잭 니콜슨으로서는 상당히 도박에 가까운 계약이었지만,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은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1,134억 달러 (한화 약 4,596억 원)의 대박 흥행을 기록했고, 그 결과 잭 니콜슨은 출연료의 10배에 달하는 6,000만 달러(한화 약 670억 원)의 최종 수익을 거둬들이게 됩니다.

 

팀 버튼 연출의 배트맨 속 조커 잭 니콜슨

잭 니콜슨 이후에도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와 같은 러닝개런티 계약은 계속되었습니다. 1994년 톰 행크스는 '포레스트 검프'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평균 출연료였던 1,000만 달러(한화 약 111억 원)의 절반만 받는 대신, 영화의 최종 흥행 수익의 10%를 러닝개런티로 요구했습니다. 

 

 

결과는 엄청났죠. '포레스트 검프'는 당해 연도 개봉 영화 전 세계 흥행 1위의 성적인 무려 6억 7,794만 달러 (한화 약 7,575억 원)에 달하는 전 세계 흥행 수익 대박을 기록했고, 톰 행크스가 최종적으로 손에 쥔 금액은 7,000만 달러 (한화 782억 원)에 달하게 됩니다. 

 

'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

1990년대 할리우드 스타의 대표적인 러닝개런티 계약 성공 케이스는 1997년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데뷔작 '식스 센스'에 출연했던 브루스 윌리스였습니다. '식스 센스'의 제작사인 부에나 비스타는 할리우드 최고 스타 배우를, 죽은 자들을 보는 소년이라는 기이한 내용의 영화에, 그것도 할리우드에서 첫 데뷔를 하는 신예 감독의 작품에 출연시키기 위해 브루스 윌리스에게 1,400만 달러 (한화 약 156억 원)의 출연료에 흥행 수익에 따른 러닝개런티 17%를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계약을 맺었어야 했는데요.

 


하지만 다들 잘 아시다시피, 4,000만 달러 제작비로 무려 6억 7,280만 달러 (한화 약 7,518억 원)의 전 세계 흥행 수익을 올린 '식스 센스'는 당해 연도 '토이 스토리 2'와 '매트릭스'의 수익을 능가하는 1999년 전 세계 흥행 수익 2위의 깜놀 흥행을 기록했고, 그리하여 브루스 윌리스는 1,400만 달러 출연료에 러닝개런티 보너스까지 무려 1억 달러(한화 약 1,187억 원)가 넘는 금액을 챙겨가게 됩니다. 

 

'식스 센스'의 브루스 윌리스

이런 할리우드 스타들의 러닝개런티 계약이 정점에 달한 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경우에서입니다. 

지난 2008년 '아이언맨' 당시 마약 중독으로부터 겨우 벗어난 상태에서 50만 달러 (한화 약 5억 5,000만 원)의 출연료를 받았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 이후 '아이언맨'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대폭발로, 2012년 '어벤져스' 때부터는 러닝 개런티를 따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최종적으로 받아 간 돈이 1,200억 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며, 가장 최근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출연료 5,000만 달러(한화 약 593억 원)에 러닝 개런티를 포함, 로다주가 받아 가는 돈은 2,0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한 편으로 2,000억 이상의 돈을 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렇다면 요즘 할리우드 대형 특급 스타들이 출연료 이외에도 러닝 개런티 계약을 맺어서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정확히 어떤 영화에서 누가 러닝 개런티 계약을 별도로 맺었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러나 많은 할리우드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선례를, 지난 1977년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에 오비완 케노비 역으로 출연했던 알렉 기네스에게서 찾고 있습니다.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의 로렌스', '닥터 지바고'와 같은 고전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알렉 기네스는 처음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의 오비완 케노비 역을 제안받았을 때, 말도 안 되는 애들 동화 같은  허무맹랑한 쓰레기 영화라며 출연을 마뜩잖아 했고, 그래서 당시로서는 전례가 없었던 영화 흥행 수익의 일부분을 지급한다는 '포인트' 계약을 제안했는데, 이를 조지 루카스가 받아들이게 됩니다. 

알렉 기네스의 그와 같은 일시불 출연료가 아닌 포인트 계약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뿐만 아니라, 오비완 케노비가 영적 존재의 모습으로 등장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까지 포함된 것이었고, 아울러 당시로서는 정말 파격적으로 비디오 판권의 수익 일부까지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이었다고 합니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오비완 케노비 역의 배우 알렉 기네스

알렉 기네스의 이와 같은 '스타워즈' 계약은 당시로서는 말 그대로 모험에 가까운 계약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멍청한 계약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러나 '스타워즈'의 성공과 함께 알렉 기네스는 역대 가장 많은 돈을 번 영국 배우 중의 한 사람으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됩니다. 

 


당시 알렉 기네스의 에이전트였던 데니스 반 달에 따르면, 알렉 기네스는 조지 루카스에게 지불된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흥행 수익과 비디오 판권 2%가량을 받았다고 하는데, 알렉 기네스가 받은 전체 금액은 약 9,500만 달러(한화 약 1,127억 원)로, 알렉 기네스가 '스타워즈' 이외에 출연했던 모든 작품의 출연료를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금액이었다고 하며, 지난 1999년부터 2005년 사이에 개봉한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 제작 직전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개봉했던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은 2000년 작고한 알렉 기네스 유가족들에게 든든한 노후 보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스타워즈' 촬영 당시의 알렉 기네스와 조지 루카스

사실 알렉 기네스는 '스타워즈'의 스토리를 유치찬란한 쓰레기로 봤지만, 그러나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교훈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또한 이 영화가 흥행 면에서는 대박을 칠 것이라 생각한 몇 안 되는 배우들 중 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다크 베이더의 목소리를 맡았던 배우인 제임스 얼 존스는 이런 황당한 영화에 베팅을 하는 알렉 기네스를 비웃으며 출연료 7,000달러(830만 원)만을 챙긴 것이 자신의 인생 최고의 후회라고도 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불신했던'스타워즈'의 흥행을 자신하며, 당시로서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러닝 개런티 계약이라는 초석을 세워 현재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거액의 돈을 버는 러닝 개런티 계약의 청사진을 제시한 알렉 기네스의 선구안, 정말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대배우가 괜히 그냥 대배우가 아니네요.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