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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팡

광고 끊기고, 대리기사가 도망쳐! 살인마 연기를 했던 배우들의 고충

영화 속에서 잔혹한 연쇄 살인마를 연기해야 했던 스타들의 고충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연기도 영화도 다 사람이 하는 것이라 고충이 상상했던 것 이상입니다. 한국 영화 속 연쇄 살인마 연기를 해야 했던 배우들이 실제 겪었던 고충들을 한자리에 모둠 정리했습니다. 

 

 

 1  이성재 - 공공의 적 (2002)

2002년 강우석 감독의 영화 '공공의 적'에서 설경구가 분한 경찰 '강철중'을 능가하는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성재는 돈을 위해서라면 부모님도 살해하는 극악무도한 살인범 조규환 역을 맡았습니다. 

배우 이성재는 이 작품에서 사이코패스에다가 패륜 살인마 연기로 호평도 받았지만, 그러나 이 영화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영화 개봉 이후 더 이상 CF가 안 들어오는 신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살인마 연기도 연기였지만, 영화 초반 샤워 중 마스터베이션 장면, 혹자는 한국 영화 최고의 샤워 장면이라고도 하는 이 장면이, 그동안 로맨틱 가이였던 이성재를 한방에 날려버렸다고 합니다. 

 

 

 2  하정우 - 추격자 (2008)

지금의 배우 하정우를 있게 한 대표적인 영화인 '추격자'는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전직 형사였던 보도방 주인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를 추격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요. 배우 하정우는 '추격자'의 지영민 역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였지만, 그만큼 연쇄살인마라는 험악한 이미지 때문에 고생이 컸다고 합니다. 

'추격자' 개봉 이후 어디 가서 살짝 웃기만 해도 자신을 미친놈으로 보고, 영화 속 살인자처럼 모자를 쓰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앞에 있던 아파트 주민이 인기척에 돌아보다가 자신을 보고 비명을 질렀으며, 술집에 가면 시비 거는 사람이 줄어들었으며, 비 오는 날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는데, 영화를 본 피해자가 쫄아서 오히려 미안해했다고 합니다. 

 

 

 3  최민식 - 악마를 보았다 (2010)

지나친 잔혹함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2010년 김지운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그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연쇄 살인마 경철 역을 맡았던 배우 최민식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살인마의 '살'자도 다신 안 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는데요. 

심지어 영화 촬영을 하던 때는, 평소 자신에게 친근하게 대하던 동네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반말을 하자 "이XX 왜 반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순간 자신에게 섬뜩함을 느꼈다며, 자신이 왜 이 영화를 하겠다고 했는지 계속 생각했다며, 액션 때문에 몸 망가지는 것은 참을 수 있었는데, 피해자 대용인 더미도 얼마나 실감 나게 잘 만들었는지, 정말 사람 같은 인형 더미를 영화 촬영 기간 5개월 내내 찌르고 자르고, 정신이 남아나지 않았다며 살인마 연기에 따른 후유증이 상당했음을 고백했습니다.

 

 

 4  강성진 - 신의 선물 14일 (2014)

배우 강성진은 그간 수많은 영화 속에서 강도, 사기, 살인까지 범죄자 역할만 17번을 했다는 악역계의 최강자 배우입니다. 

특히 지난 2014년 방송된 '신의 선물 14일'에서 연쇄 살인마 연기를 촬영 종료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긴장이 풀렸는지 대상포진에 걸린 적도 있었고, 또 한 번은 대리 기사님을 불렀는데, 대리 기사님이 자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위험을 감지했는지 그대로 내뺐던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

 

 

 5  박성웅 - 살인의뢰 (2015)

'살인의뢰'는 연쇄살인범에게 여동생을 잃은 강력계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작품으로, 박성웅이 연쇄살인범을, 강력계 형사는 김상경, 아내를 잃은 남자는 김성균이 연기했는데요. 

악의 정점이라는 이유로 극 중 살인범 조강천 캐릭터를 선택했다는 배우 박성웅은 너무 강렬했던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 때문이었는지, 영화가 완성되고 처음 공개됐던 시사회 당일 긴장이 풀려 어지러움을 호소,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응급실로 가야 했다고 합니다. 응급실 도착 후 혈액 검사를 해보니 극도의 긴장으로 인한 신경성 두통이었다고 하네요.

또한 평소 스릴러 영화를 즐기는 타입이고, 그간 악역이나 강한 캐릭터를 꽤 했음에도 극중 누군가를 직접 살해했던 적은 없었기에, '살인의뢰'에서 오직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범 조강천을 연기할 때는, 밤에 TV를 멍하게 켜놓고 잠을 못 자는 일이 반복됐고, 거기에 조강천을 연기하느라 술을 끊고 운동을 했던지라, 밤에 잠이 안 와도 술 한 잔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며 정신적 후유증이 상당했다고 합니다.

 

 

 6  윤계상 - 범죄도시 (2017)

2017년 한국 영화 최고의 악역을 꼽으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화 '범죄도시'의 조선족 두목 장첸을 떠올릴 것인데요. 그간 선하고도 훈훈한 이미지의 윤계상이 장첸을 잘 소화해낼까 의구심도 없지 않았지만, 오히려 윤계상의 악역에 대한 목마름이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윤계상 반전 악역은 대성공을 거두었는데요. 

얼마나 혼신을 다해 악역을 연기했는지 윤계상은 영화 촬영이 종료되고도 장첸의 그림자가 한동안 자신을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비명을 지르던 모습, 죽어가며 고통받고 있는 여자의 모습, 조폭 두목 이수의 잔혹한 모습 등이 머릿속에 흥건했고, 촬영 때도 물론 가짜 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 깊숙하게 찌르지 않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영화의 잔상이 남아서, 꿈도 꾸고 괴로웠던 날이 많았다고 합니다. 

 

 

 7  김성규 - 악인전 (2019)

영화 '악인전'에서 강력계 형사 정태석 역을 맡은 김무열, 심지어는 조직 폭력배 보스 장동수 역을 맡았던 마동석보다도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단연코 연쇄 살인마 K 역의 배우 김성규입니다. 

 


살인에 어떤 동기나 이유도 드러내지 않고, 마치 과시하듯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삶에 대한 욕구나 두려움도 없는 연쇄살인마 K 역을 위해 김성규는 7kg 정도 체중을 감량 피폐한 모습을 만들었고, 일부러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들였다가 손톱의 절반이 없어지기도 했으며, 촬영장에서도 역할이 역할인지라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외롭게 촬영한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