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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팡

호아킨 피닉스의 닥터 스트레인지? 오디션과 다른 배역으로 슈퍼히어로 인생캐를 만난 배우들

이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닌 아이언맨, 크리스 에반스가 아닌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헴스워스가 아닌 토르를 상상하기 힘들지만, 하지만 슈퍼히어로 영화사에서 몇몇 유명 배우들은 자신이 오디션을 봤던 배역과 다소 이질적인 배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어떤 경우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함께 보실게요.

 

 

 1  마이클 B. 조단 - 팔콘 -> 에릭 킬몽거

HBO 걸작 드라마 '더 와이어'에서의 약팔이 꼬마 왈레스 역으로 눈길을 끌었던 배우 마이클 B. 조단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의 샘 윌슨/팔콘 역으로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졌습니다. 해당 배역은 안소니 마키가 맡아, 팔콘은 윈터 솔져와 함께 디즈니 + 솔로 드라마까지 확장되는 MCU의 탄탄한 사이드킥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죠.

하지만 마이클 B. 조던의 MCU 입성을 위한 노력은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크리드'에 출연하며 자신을 페르소나로 키워주었던 라이언 쿠글러 감독에 의해 결실을 맺습니다. '블랙 팬서'에서 메인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에릭 킬몽거 역을 맡은 마이클 B. 조던은 뛰어난 비주얼과 열연으로 마블이 또 하나의 훌륭한 빌런을 만들어냈다는 엄지척을 받으며 최고의 인생 캐릭터 연기를 해냅니다. 팔콘 역이었다면 어쩐지 만나기 힘들었을법한 임팩트 아니었을까 싶어요.

 

 

 2  히스 레저 - 배트맨 -> 조커

어쩜 이렇게 가혹한 운명이 있었을까요? 슈퍼히어로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사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인 히스 레저를 두고 크리스토퍼 놀란은 배트맨 역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슈퍼히어로 영화 출연을 싫어했던 히스 레저지만, 인연이면 인연이고 악역이면 악연이랄까, 결국 '다크나이트'에서 슈퍼히어로 영화 사상 최고의 슈퍼 빌런 조커를 연기하게 됩니다.

히스 레저는 극성스러운 팬들의 조커 캐스팅 논란을 보란 듯이 밟아버리며, 심지어 어느 면에서는 배트맨을 조연으로 만들어버릴 만큼 눈부신 연기를 펼쳤고, 그의 죽음과 함께 히스 레저의 조커는 불후의 캐릭터로 영화사에 남았습니다.

히스 레저가 슈퍼빌런 조커가 아닌 슈퍼히어로 배트맨 역을 맡았다면 어땠을까요? 한 달 이상 자기 아파트 바깥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로 고립을 자처하며 조커를 위한 편집증을 키웠고, 광기에 찬 문구를 휘갈겨 넣은 조커 캐릭터 일기를 쓰며, 조커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수면제에 빠지게 되고, 그 결과 과다 복용에 따른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이 히스 레저 죽음에 대한 추측인데, 그게 조커가 아닌 배트맨이었다면 지금도 우리는 히스 레저를 볼 수 있었을까요? 운명이 장난을 친 것이었다면 정말 너무 가혹한 장난이었네요. 

 

 

 3  세바스찬 스탠 -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지금은 크리스 에반스가 아니고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MCU의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 역은 과거 윌 스미스에서부터 채닝 테이텀, 존 크라신스키, 젠슨 애클스, 라이언 필립,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등등 수많은 이름들이 오디션에 이름을 올렸던 배역입니다. 

근데 이 배역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 역에 이름을 올렸던 또 한 명의 익숙한 MCU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세바스찬 스탠입니다.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 역은 결국 크리스 에반스가 맡았지만, 세바스찬 스탠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버키 반즈/윈터 솔져 역을 맡아 차기 MCU를 여전히 이끌어갈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4  톰 히들스턴 - 토르 -> 로키

톰 히들스턴 역시 묠니르를 들기 위해 체중을 10킬로 이상 늘리고 '토르: 천둥의 신' 오디션에 임했지만 최종 배역은 크리스 헴스워스에게 돌아갔죠. 

사실 토르 역은 톰 히들스턴보다는 크리스 헴스워스가 훨씬 더 어울린다고 봅니다. 톰 히들스턴이 살을 찌워 토르 역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크리스 헴스워스가 맡은 로키 역은 글쎄요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크리스 헴스워스에게 토르 역이 딱이었듯, 히들이에게는 로키가 천생 배역이었을지 모르겠네요. 

 

 

 5  호아킨 피닉스 - 닥터 스트레인지 -> 조커

마블에게 '닥터 스트레인지' 역 1순위는 단연코 베네딕트 컴버배치였습니다. 그러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런던 극단에서의 세익스피어 '햄릿' 연극과의 스케줄 조정 문제가 있었고, 할 수 없이 마블은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2순위였던 배우를 선택할 뻔했습니다. 다름 아닌 배우 호아킨 피닉스였죠. 

 


하지만 두 배우에게 모두 다행스럽게도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연극 '햄릿' 일정이 뒤로 미뤄지는 바람에 무난히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을 수 있었고, 더더욱 다행스럽게도, 마블과의 다년 계약이 부담이 없지 않았던지라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거절했던 호아킨 피닉스는 그로부터 3년 후 연기 인생 최고의 캐릭터인 조커 역으로 훨훨 날아오르게 됩니다. 

 

호아킨 피닉스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상상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호아킨 피닉스가 아닌 2019년의 '조커'는 상상을 하기가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