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함께 작품상을 다투었던 샘 멘데스 감독의 전쟁 영화 '1917'이 개봉 이틀 앞두고 있습니다. '1917' 개봉을 준비하며 해외 매체 루퍼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전쟁 영화들은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해외 매체 선정, 역대 최고의 전쟁 영화 10', 함께 보시겠습니다. (순서는 개봉 시기순입니다! 원문은 여기!)
1 콰이강의 다리 (1957)
1957년 제3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부문은 걸작들의 대결이었습니다. '이중배상', '잃어버린 주말', '선셋 대로', '사브리나', '7년 만의 외출' 등등의 걸작을 연출해서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만 10여 차례 후보에 올랐던 명장 빌리 와일더 감독의 '검찰 측 증인'과 사회 풍자의 대가로 손꼽히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기념비적인 첫 연출작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해였으니까요.
하지만 이 두 작품 모두 정작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은 손에 쥐지 못했습니다. 빌리 와일더의 '검찰 측 증인'과 시드니 루멧의 '12명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두 걸작을 입맛만 다시게 만들었던 작품은 바로 '콰이강의 다리'로, '콰이강의 다리'는 당해 연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을 포함 7 부문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거의 전쟁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 전쟁 영화의 걸작 '콰이강의 다리'입니다.
2 디어 헌터 (1978)
마이클 치미노 연출,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1978년 전쟁 영화 '디어 헌터'는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 음향효과 5개 부문을 휩쓴 걸작입니다. 그 유명한 '러시안 룰렛' 장면으로 베트남전의 지옥 같은 실상과,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참전 군인들의 실태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당시 미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입니다.
3 플래툰 (1987)
올리버 스톤 감독이 각본가에서 감독으로 업종을 바꾸고 난 후 두 번째로 만든 초기 작품으로, 제작사나 배급사 모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영화였지만, 겨우 600만 달러(한화 약 71억 원)의 제작비로 전 세계 흥행 수익만 무려 1억 3,854만 달러(1,653억 원)을 올린 전쟁 영화의 명작입니다. 실제 베트남전 참전 경험이 있는 감독인지라 생생한 베트남의 상황을 매우 잘 재현해냈다는 평가가 높습니다.
4 풀 메탈 자켓 (1987)
명장 스탠리 큐브릭의 1987년도 작품으로, 순진한 신병들이 살인 병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하며 군대 문화를 예리하게 비판한 전쟁 영화의 걸작입니다. 미 해병대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보니 미군에서 대놓고 영화 촬영을 방해할 정도로 싫어했던 작품이기도 하죠.
다만 흥행은 그럭저럭 성공은 했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올리버 스톤의 '플래툰'이 같은 베트남 전쟁을 다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져 '풀 메탈 자켓'의 3배가 넘는 대박 흥행과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가져가는 화제작이 되면서 묻힌 감이 없지 않은 작품입니다.
5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98)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통 행크스 주연의 전쟁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4형제 중 세 명의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위해 마지막 남은 막내 라이언 일병을 구해서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구출 작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7,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4억 8,0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했고, 할리우드에서 전쟁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베트남전 영화에 밀려 시들어가던 2차 세계대전 전쟁 영화의 붐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특히 영화 초반 30분간 펼쳐지는 오마하 해변 상륙 장면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 최고의 전투 장면이라고 평가받는 장면입니다. 심지어 개봉한지 2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수많은 전쟁 영화들이 전투 장면을 홍보할 때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뛰어넘는 전투 장면 등등으로 홍보를 하니 말 다 했죠!
6 지옥의 묵시록 (1998)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은 197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플래툰'과 더불어 베트남 전쟁을 다룬 가장 대표적인 영화로 손꼽히는 영화입니다. 조셉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을 베트남전을 소재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전쟁의 광기와 잔혹함에 점점 미쳐가는 말론 브란도가 분한 커츠 대령의 모습이 압권입니다.
7 씬 레드 라인 (1999)
1998년에 만들어진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전쟁의 과달카날 전투를 다룬 테런스 맬릭 감독의 전쟁 영화로, 숀 펜, 에드리언 브로디, 우디 해럴슨, 닉 놀테 등 쟁쟁한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1999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멘토'를 만들 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8 허트 로커 (2008)
'K-19 위도우메이커', '폭풍 속으로' 등의 선 굵은 전쟁 액션 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온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의 2008년 영화로,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서, 촬영, 편집 등 6개 부문 수상을 한 작품입니다. 당시 캐서린 비글로우의 감독상 수상은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초로 여성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사례였습니다.
재밌는 것은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전 남편이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아바타'로 수상 경쟁을 했는데, 흥행 면에서도 '허트 로커'가 '아바타'에 상대조차 되지 못했지만, 아카데미에서만큼은 7개 부문에서 격돌, 6개 부문을 수상하며 '아바타'와 전 남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9 덩케르크 (2017)
'덩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어난 '덩케르크 철수작전'을 소재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쟁 영화로, 메타크리틱 기준 초반에는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100점 만점을 부여하는 극찬이 이어졌고, 그 결과 메타스코어가 82점이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다크 나이트'를 뛰어넘는 점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평가의 작품입니다.
흥행 역시 폭발,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2,694만 달러(한화 약 6,105억 원)으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2차 세계 대전 영화가 된 작품입니다.
10 1917 (2020)
데뷔작인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했던 천재 감독 샘 멘데스가 세계 제1차 대전을 배경으로 만든 전쟁 영화로, 골든 글로브 작품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전미 제작자 협회 시상식 작품상을 탄 기세를 몰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도전했지만 '기생충'에 밀려 굴욕 아닌 굴욕을 겪어야 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이 하나의 롱테이크인 것처럼 만들어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압도적인 촬영 기겁과 가슴을 울리는 묵직한 스토리에 콜린 퍼스에서부터 마크 스트롱, 베네딕트 컴버배치, 리처드 매든 등 최고의 영국 배우들의 조합으로 현재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달러를 돌파하며, 언론과 평단뿐만 아니라 대중들까지 완벽하게 사로잡은 재미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